만취 상태의 30대 여성이 몰던 벤츠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치킨 배달원의 가족이 청원 게시판에 글을 남겼습니다. 작성자는 경찰의 엄중한 수사와 함께 음주 운전 차량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호소했습니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9월 9일 01시경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9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0시53분쯤 30대 여성 A씨는 인천 중구 을왕동 한 호텔 앞 도로에서 벤츠 승용차를 몰고 왕산해수욕장에서 을왕리 방면으로 이동하다 마주 오던 오토바이를 정면으로 들이받는 사고를 냈습니다.
이 사고로 치킨 배달 오토바이를 몰던 50대 남성이 크게 다쳤는데요, 이 남성은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A씨는 당시 음주운전을 하다가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 이상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사고를 낸 승용차 운전자에게 윤창호법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또 함께 술을 마시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성에 대해서도 음주운전 방조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청원인은 아버지의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 새벽 저희 아버지는 평소처럼 치킨 배달을 하러 가셨다. 그날따라 저녁부터 주문이 많아서 저녁도 못 드시고 마지막 배달이라고 하고 가셨다”며 “배달을 간 지 오래됐는데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찾으러 저희 어머니는 가게 문을 닫고 나섰다. 그 순간 119가 지나갔고 설마 하는 마음에 저희 가게에서 2㎞ 근방에서 저희 오토바이가 덩그러니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남겨진 구급대원에게 어머니는 오로지 한 가지만 물어봤다. ‘의식이 있나요. 의식이 있나요. 의식이 있나요’. 대답을 해주지 않는 구급대원을 보고 이미 저희 어머니의 세상은 무너졌다”며 “경찰의 도움으로 정신없이 구급차를 쫓아갔다. 근처 큰 병원으로 간다던 구급차가 우회하여 인천 소재 대학병원으로 갔다. ‘그냥 제발 장애가 있어도 되니까 살려만 주세요’ 계속 빌었다. 대학병원 응급실은 받아주지 않았다. 그대로 영안실로 내려갔다”고 말했습니다.
청원인은 아버지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자다가 이런 날벼락이 있을까 미친 사람처럼 울면서 확인했다”며 “정말 우리 아빠가 맞을까. 하얀 천으로 돌돌 말려있는데 피가 너무 많았다. 얼굴을 들쳐봤는데 진짜 우리 아빠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 출석 당시 가해 차량 운전자를 봤다고 했습니다. 청원인은 “경찰서에 갔는데 작은 방에서 어떤 여자가 하염없이 울고 있더라. 순간 감정이 올라오는데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했기에 참았다. 직접 가해 차량 블랙박스까지 확인했다. 저 멀리서 오토바이 불빛이 보였고 아빠 얼굴은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엄중한 수사를 호소했습니다. 그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제대로만 수사 부탁드린다”며 “경찰 측에서는 경찰이 원하는 진술만 확보했다. 제가 궁금한 것은 하나도 해소하지 못했다. ‘우리 아빠가 죽었는데 경찰이 우리 편이 아닌가’라는 의심에 경찰이 미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발 제발 제발 최고 형량 떨어지게 부탁드린다”며 “아무리 실수여도 사람이 죽었고 7남매 중에 막내가 죽었다. 저희 가족은 한순간에 파탄 났다. 아빠는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서 배달하신 게 아니다. 본인 가게니까 책임감 때문에 배달하셨다. 배달 알바 쓰면 친절하게 못 한다고, 한계가 있다고, 본인이 갖다 줘야 한다고. 일평생 단 한 번도 열심히 안 사신 적이 없다. 제발 마지막으로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서 미꾸라지로 빠져나가지 않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습니다.
한편, 벤츠 차량에 탑승했던 가해자들은 인근 숙소에서 술을 마신 뒤 차량을 몰고 다른 지역에 있는 거주지에 귀가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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