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잘나가는 일본 자회사 ‘라인’을 상장 폐지하는 이유는?

네이버가 일본 자회사 라인을 상장폐지한 데 이어 일본 자회사 제이허브에 7791억원을 출자했는데, 이는 내년 3월로 예정된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을 위한 절차입니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 네이버 제이허브(NAVER J.Hub Corporation)에 779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공시했습니다.

 

 

네이버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네이버 제이허브의 보통주 743만주를 취득하는데요. 신주 발행가액은 보통주 1주당 10만4859원으로 네이버의 제이허브 지분율은 100%입니다.

네이버 측은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과 일본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Z홀딩스가 경영통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경영통합 절차의 일환으로 라인의 주식을 공개매수 등의 방법을 통해 취득하고자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금을 조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라인과 Z홀딩스는 내년 3월을 목표로 지난 11월부터 경영통합을 추진해왔습니다. 라인과 Z홀딩스의 모회사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50으로 출자해 합작법인을 만들고 Z홀딩스의 공동 최대 주주가 되고, 라인과 야후재팬은 Z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구조입니다.

 

라인과 Z홀딩스의 합작법인 이름은 A홀딩스로,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초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예정입니다. 당초 두 회사의 경영통합은 올해 하반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시기가 미뤄졌습니다.

 

라인과 Z홀딩스의 야후재팬은 아시아를 주도하는 인공지능(AI) 기술 회사로의 진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사장은 “AI 중심의 개발을 통해 광고·금융 등 영역에서 크게 성장하고 싶다”며 글로벌 진출 포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지난해 7월 한국을 찾아 “첫째도 AI, 둘째도 AI, 셋째도AI”라고 발언하며 AI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왔습니다. 통합 이후 두 회사는 매년 1000억엔(약 1조698억원)을 AI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양측은 AI를 비롯해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도 시너지를 모색할 예정입니다. 일본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라인은 월간활성이용자 수가 8000만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야후재팬 이용자는 5000만명에 달합니다. 두 회사는 일본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서 1, 2위를 점유하고 있어 두 회사의 합병으로 핀테크 분야에서 강력한 시너지가 예상됩니다.

 

특히 야후재팬이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 가운데 하나인 조조타운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커머스에서의 영향력도 막강해질 것으로 보이며, 광고 부문에서도 시장 점유율 20%을 차지하게 될 전망입니다.

 

 

또 네이버는 야후재팬과 협력해 일본 시장에서 거듭 실패했던 검색 서비스에도 재도전할 계획이며, 이외에도 온·오프라인 연계(O2O) 등 기타 사업영역에서의 성장을 목표로,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두 회사는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사가 사업 분야별로 정기 분과회의를 열어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라인은 전날 도쿄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Z홀딩스와의 경영통합에 필요한 주식 합병안 등을 가결했고 상장폐지는 오는 29일 이루어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