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되고 있는 2021학년도 수능 한국사 20번 문제는 무엇?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 20번 문제에 나온 객관식 선택지가 논란입니다. 문제의 변별력 상실을 넘어 터무니없는 선택지들이 나와 몇년 간 시험을 준비한 수험생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인데요.

 

 

 

논란이 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 20번 문제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설문이 보기로 주어지고 ‘해당 연설이 행해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을 묻는 문제였는데요, 객관식 선택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백전을 발행하였다.

② 도병마사를 설치하였다.
③ 노비안검법을 시행하였다.
④ 대마도(쓰시마섬)를 정벌하였다.
⑤ 남북 기본 합의서를 채택하였다.

 

 

보기로 주어진 연설은 ‘지난해 남과 북은 유엔이 동시 가입한 후 대결과 단절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공영의 세 시대를 열기로 합의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있었습니다. 이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2년 1월 낸 성명의 일부분인데요.

남북이 1991년 9월 유엔에 동시에 가입했다는 점을 미뤄 노태우 정부 시절이라는 걸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정답은 5번, 같은 해 채택 된 남북 기본합의서였죠.

 

 

그러나 수험생들은 인터넷 상에서 답안이 ‘너무 뜬금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1번부터 4번까지는 중세, 근대에 이뤄진 내용이고 5번만이 현대 영역이었기 때문입니다.

한 수험생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거저 먹는 문제인데 쉬운 수준을 떠나 장난을 치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수능 4교시 한국사 영역은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 영역이지만 그렇다 해도 출제진이 성의없게 문제를 낸 것 아니냐는 지적인 것 인데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해당 문제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어떤 생각이 드시느냐"며 "단상을 나눠달라"고 했고, 이에 "문제를 쉽게 내서 정권 지지율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 "이런게 3점짜리 문제라니"라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앞서 수능 출제본부는 수능 4교시 한국사 영역에 대해 "한국사에 대한 기본소양을 갖췄는지 평가하기 위해 핵심적이고 중요한 내용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단원·시대별로 편중되지 않고 고르게 핵심 내용 위주로 출제해 학교 수업을 통해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도록 출제했다고 합니다.

필수영역인 한국사는 절대평가여서 50점 만점에 4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습니다. 출제본부는 "문항의 소재는 8종의 교과서에 공통으로 수록돼 있는 내용을 활용했다"며 "특정 교과서에만 수록돼 이는 지엽적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했다"고 밝혔습니다.